"가족끼리 송금할 때 메모에 3글자만 적으면 세무조사 면제", "엄카 쓰고 월급은 저축하면 그만". 요즘 유튜브와 SNS 숏폼에서 흔히 보이는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사실일까요?
2026년 6월, 국세청이 국민참여단 144명의 설문을 바탕으로 '상속·증여세 오해 그리고 진실' 가이드라인을 직접 배포했습니다. 가장 헷갈리는 증여세 함정 3가지를 사례와 함께 정확히 정리해 드립니다.
국세청이 콕 집은 증여세 오해 TOP 3
자산 가격 상승과 고령화로 가족 간 자산 이전이 늘면서 상속·증여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극적인 정보가 실제 세법과 다른 오해를 만든다는 점입니다. 국세청 국민참여단도 "유튜브·SNS 정보는 팩트체크가 꼭 필요하다"고 답했고, 이를 토대로 '팩트체크 TOP 3'가 선정됐습니다.1위. 생활비·용돈 계좌이체, '생활비' 메모하면 비과세일까?
직장인 자녀에게 부모님이 매달 100~200만 원을 용돈으로 입금하면서, 입금할 때 '생활비'라고 메모하면 비과세 생활비로 분류돼 증여세 대상이 아니라고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국세청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생활비'라는 메모(형식)가 아니라, 돈을 받은 사람의 경제적 능력과 실제 사용 용도(실질)를 함께 보기 때문입니다. 세법상 비과세 생활비로 인정받으려면 ① 본인 소득으로 생활 유지가 어려운 소득 없는 부양 대상에게 준 돈이어야 하고, ② 저축·투자가 아니라 식비 등 실제 용도에 직접 지출돼야 하며, ③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적정 범위 안의 금액이어야 합니다.
핵심은 '그 돈이 저축·투자로 흘러갔는가'입니다. 소득이 없는 자녀라도 받은 돈을 예·적금이나 주식·부동산 구입에 썼다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고, 반대로 자녀가 충분한 소득으로 생활할 수 있는데도 매달 용돈을 받았다면 이 역시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위. 가족 간 무이자 차용증, '2억 1700만 원'까지 세금 0원일까?
자녀가 아파트 구입을 위해 부모님께 2억 원을 무이자로 빌리고 차용증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이자 차용증만 쓰면 2억 1700만 원까진 세금 없이 빌릴 수 있다"는 유튜브 말을 믿고, 인터넷 양식으로 차용증을 작성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양식만 갖춘 차용증은 '형식'에 불과합니다. 가족에게 돈을 빌린 경우 일반적으로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해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습니다. 증여가 아닌 '빌린 것'으로 인정받으려면 상환능력, 적법한 차용증, 그리고 실제 상환 내역으로 차용 사실을 명백히 입증해야 합니다.
'2억 1700만 원'의 진짜 의미
이 금액은 원금에 대한 비과세 한도가 아닙니다. 무이자로 빌릴 때 발생하는 '이자'에 대한 증여세 과세 기준을 역산한 금액입니다. 세법상 적정이자율은 연 4.6%인데, 이렇게 계산한 이자가 연 1,000만 원 미만이면 이자분에 대한 증여세는 과세되지 않습니다. 1,000만 원을 4.6%로 나누면 약 2억 1,700만 원, 즉 '이 금액까지는 무이자로 빌려도 이자분 증여세는 없다'는 뜻일 뿐입니다.
3위. '엄마 카드(엄카)'로 결제하면 증여가 아닐까?
사회초년생이 일명 '엄카'로 명품 가방을 사거나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 사이엔 당연한 일이고, 설마 카드 결제 내역까지 일일이 조사하겠냐는 믿음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세청은 경제적 능력이 있는 자녀가 부모 카드로 쓴 금액을 실질적으로 현금 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합니다. 특히 명품 가방, 해외여행 같은 고가 소비나 가전·가구 등 자산 성격의 물건 구입은 사회 통념을 벗어난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소득에 비해 과다하게 지출하거나 고액 채무를 상환하면 국세청은 자금 원천을 확인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모 카드 사용 내역이 드러나면 가산세와 함께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과세가 적용되는 범위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녀에게 식비·학원비 등 실제 소비되는 통상적인 생활비·교육비를 지원하는 경우입니다.
꼭 같이 알아둘 오해 2가지
"상속재산 10억 원 이하면 신고 안 해도 된다?" — 꼭 그렇지 않습니다. 배우자와 자녀가 모두 있으면 일괄공제 5억 원과 배우자공제 최소 5억 원이 적용돼 10억 원 이하라면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상속개시일 이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세 과세가액에 합산되므로, 사전 증여가 있었다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축의금으로 마련한 신혼집은 괜찮다?" — 혼주(부모)의 하객이 낸 축의금으로 자녀 부부가 자산을 사면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신랑·신부와의 친분에 기초한 축의금은 신랑·신부의 재산이지만, 그 외 금액은 혼주인 부모에게 귀속된 재산이기 때문입니다. 취득자금을 '결혼 축의금'으로 소명하면 국세청은 방명록 등 객관적 근거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증여하려면? 증여재산공제 활용
소득이 있는 자녀에게 돈을 지원하고 싶다면 음성적으로 송금하기보다 증여재산공제를 활용해 증여 후 신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일반 증여재산공제는 성년 자녀 기준 10년간 5,000만 원,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는 평생 1억 원을 한도로 증여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매달 부모님께 받는 용돈, 무조건 증여세를 내야 하나요?
아닙니다. 소득이 없어 부양이 필요한 자녀에게 적정 범위 안에서, 실제 생활비로 쓰이는 돈은 비과세입니다. 다만 소득이 있는데도 받거나, 받은 돈을 저축·투자에 쓰면 과세될 수 있습니다.
Q. 차용증만 잘 쓰면 가족 간 대출은 안전한가요?
차용증은 시작일 뿐입니다. 상환 능력과 실제 상환 내역까지 입증돼야 '빌린 것'으로 인정되며, 국세청은 상환 시점까지 자금 출처를 사후관리합니다.
Q. 부모 카드 사용 내역을 국세청이 정말 보나요?
자녀의 지출이 소득에 비해 과다하거나 고액 채무를 상환한 경우, 자금 원천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부모 카드 사용 내역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국세청 '상속·증여세 오해 그리고 진실' 가이드라인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korea.kr), 2026.06.05.